소프트웨어를 오래 개발하다 보면 코드를 짜는 것보다 그 코드를 관리하고 정리하는 일이 훨씬 중요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딱히 기능을 추가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점점 더 고치기 어려워지는 코드들을 보면,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요.

왜 소프트웨어는 점점 지저분해질까요?
한마디로 말하면, '소프트웨어 엔트로피' 때문이에요. 엔트로피라는 건 원래 물리학 용어인데, 무질서도가 증가한다는 뜻이죠.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예요. 처음엔 깨끗하게 잘 짜인 코드도, 여러 사람이 다루고 시간도 지나면서 점점 지저분해지기 마련이에요.
그냥 방치하면, 금방 무슨 기능이 어디서 어떻게 동작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지고, 수정할 때마다 오류가 생기기 시작해요. 아무리 훌륭하게 만든 시스템이라도 정리하지 않으면 금방 무너질 수밖에 없어요.
'깨진 창문'은 그냥 두면 더 망가져요
이 개념을 설명할 때 자주 나오는 비유가 바로 '깨진 창문 이론'이에요. 한 건물에 창문이 하나 깨졌는데, 그걸 계속 방치하면 다른 창문도 깨지고, 결국 건물 전체가 엉망이 되는 거죠.
소프트웨어도 똑같아요.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가자" 하는 순간, 다음 사람도 "에이, 어차피 엉망인데" 하면서 아무렇게나 코드를 짜게 돼요. 그 결과는 말 안 해도 알겠지요. 관리 안 되는 코드가 돼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사소한 코드라도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그냥 두지 않으려고 해요. 변수명이 애매하거나, 복잡한 로직이 하나 있거나, 너무 긴 함수가 있으면 조금씩이라도 손봐요. 처음엔 귀찮아도, 그게 쌓이면 코드 전체가 훨씬 건강해지더라고요.
불 끄는 데 익숙해지면 안 돼요
어떤 팀은 '불 끄기'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요. 여기서 말하는 불은, 갑자기 터지는 버그나 장애 같은 걸 말해요. 이런 문제를 자꾸 긴급하게 처리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코드 관리나 개선은 뒷전으로 밀리기 쉬워요.
물론 급한 문제를 처리하는 건 중요하지만, 매번 불 끄기만 하다 보면 결국 그 불은 더 자주, 더 크게 일어나게 돼요. 평소에 깨끗하게 정리해두고, 이상한 부분은 미리미리 고쳐두는 습관이 필요해요. 그렇게 하면 애초에 큰 불이 날 일도 줄어들어요.
결국은 '코드를 아끼는 마음'이 중요해요
제가 개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건, 결국 코드도 사람 손을 타는 물건이라는 거예요. 애정을 가지고 자주 들여다보고, 조금씩이라도 더 좋게 바꾸려는 노력이 없으면 금방 망가지거든요.
잘 만든 코드도 그대로 놔두면 망가지고, 엉망인 코드도 손질하면 좋아져요. 중요한 건 '이 코드를 더 나아지게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이에요. 그렇게 하루하루 코드를 다듬다 보면, 언젠가는 팀 전체의 개발 문화도 더 좋아질 거예요.
'개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새로운 기술이 항상 좋은 선택일까요? (0) | 2025.04.08 |
|---|---|
| 새로운 도구를 무조건 사용하는 게 맞는 걸까요? (0) | 2025.04.08 |
| 개발자가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정말 중요해요 (0) | 2025.04.07 |
| 계속 하다 보면 바뀌더라고요 (0) | 2025.04.04 |
| 고양이가 내 코드를 삼켰다구요? 그럼 어떻게 할 건데요? (0) | 2025.04.04 |